2세기 로마 제국, 그리스 보이오티아 지방의 작은 마을 카이로네이아에 한 학자가 살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플루타르코스. 그는 단순히 역사를 기록하는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펜 끝에서 탄생한 이야기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의 영혼 깊숙한 곳을 탐구했고, 후대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질문은 바로, “탁월한 삶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인물의 성품과 선택, 그들이 직면한 고난과 영광을 통해 ‘도덕적 교훈’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의 시선은 특히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위대한 철학자들에게 머물렀습니다. 그들의 삶은 단순한 지식 체계가 아니라, 피와 땀으로 새겨진 살아있는 철학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고대 철학자들의 삶에서 배우는 지혜와 용기
• 철학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삶의 선택과 실천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 고대 철학자들의 삶은 현대인에게도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무엇인지 일깨워줍니다.
2. 당신의 신념은 삶의 어떤 순간에 가장 명확하게 드러났나요?
3. 오늘 당신의 어떤 행동이 '탁월함'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까요?
플루타르코스는 왜 철학자들의 '삶'에 주목했을까?
플루타르코스가 ‘영웅전(Parallel Lives)’을 집필한 가장 큰 이유는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는 위대한 인물들의 생애를 단순히 연대기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성품과 도덕적 선택이 어떻게 그들의 운명을 결정했는지를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특히 철학자들의 삶은 그들에게 철학적 사유가 단순한 유희가 아닌, 생사(生死)를 건 실천이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그는 이분법적으로 선악을 나누기보다는, 인간의 복합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성찰하도록 이끌었습니다. 마치 거울을 보듯, 위인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비춰보도록 한 것이죠.
플루타르코스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비극적이면서도 가장 고결한 철학적 실천으로 그립니다. "아테네인들이 나를 불의하게 죽였다고 해서 내가 불의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플루타르코스가 보여주고자 했던 '삶과 사상의 일치'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죽음조차 기꺼이 받아들이며, 진정한 용기와 지혜가 무엇인지를 몸소 증명했습니다.
'덕(Arete)'의 삶: 고대 철학자들이 추구한 탁월함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바로 '덕(Arete)'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아레테는 단순히 도덕적인 덕목만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탁월함’ 또는 ‘최고의 기능’을 의미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칼의 아레테는 잘 드는 것이고, 좋은 말의 아레테는 빨리 달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아레테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아레테: 삶의 목적을 향한 탁월한 실천
철학자들은 인간의 아레테가 '이성적 사유를 통해 도덕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가고, 지혜와 용기, 절제와 정의 같은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플루타르코스는 이러한 철학적 이상이 실제 삶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때로는 실패하는지를 보여주며, 독자들이 스스로 '어떤 삶이 진정으로 탁월한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어떤 운동선수를 '최고'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히 재능 때문이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과 인내, 팀을 위한 희생 같은 '탁월한 노력'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이 추구한 '덕'도 이와 같습니다. 타고난 재능을 넘어, 삶의 매 순간 철학적 신념을 실천하고 완성해나가는 '탁월한 태도'와 '실천'이 바로 덕이었던 것이죠.
이 철학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의미
플루타르코스가 제시한 ‘삶을 통해 배우는 철학’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어떤 삶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인지, 어떻게 고난을 극복하고 진정한 용기를 발휘할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정보가 넘쳐나고 진정성이 결여되기 쉬운 현대 사회에서, 플루타르코스의 시각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SNS에서 보는 '좋아요' 숫자가 과연 그 사람의 '탁월함'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진정한 리더는 어떤 미덕을 갖춰야 할까요? 고대 철학자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 너머의 진정한 가치, 즉 성품과 신념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플루타르코스처럼 우리가 존경하는 인물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세요. 그들의 성공 뒤에 숨겨진 노력, 실패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신념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깨달음을 나의 삶에 적용해보는 겁니다. 당장 거창한 철학적 담론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작은 선택에서 우리의 '덕'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정직함, 인내심, 타인에 대한 공감 같은 미덕들이 바로 우리의 삶을 탁월하게 만드는 작은 덕들입니다.
다른 철학자들은 '삶'과 '철학'의 관계를 어떻게 봤을까?
플루타르코스가 삶을 통해 철학을 가르쳤다면, 다른 철학자들 역시 이 문제에 깊이 천착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행복을 '영혼의 활동이 덕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덕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반복된 습관과 실천을 통해 형성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관점은 플루타르코스가 '삶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바와 궤를 같이 합니다.
반면, 근대 철학자 칸트는 '도덕 법칙'이 보편적 이성에 의해 자율적으로 세워져야 하며, 그 어떤 경험적 조건이나 결과에 의해서도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인간의 실천보다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법칙'에 더 무게를 두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 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의지의 선함'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했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플루타르코스가 "이 사람의 삶을 보라!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통해 덕을 배워라"라고 말했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덕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라!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칸트는 "네 이성에 따라 행동하라! 그것이 보편적인 도덕 법칙에 부합하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처럼 철학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나갔습니다.
더 깊이 생각해볼 질문들
그는 아마도 단순히 성공한 기업가나 유명인보다는, 역경 속에서도 신념을 지키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며, 자신이 세운 원칙에 따라 삶을 꾸려나간 인물들에게 주목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가 존경했던 '덕'을 가진 인물들은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플루타르코스는 영웅들의 약점이나 실패도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패 또한 인간의 한 부분이며, 오히려 그러한 순간을 통해 인물의 성품이 더욱 분명히 드러나거나, 그들의 지혜가 더욱 깊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패는 곧 성찰의 기회이자, 철학적 사유를 심화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보며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은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에게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지혜의 보고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이 그들의 삶을 통해 철학을 완성했듯이, 우리 역시 매일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우리 자신만의 철학을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어떤 삶이 진정으로 '탁월한 삶'인지, 그리고 그 삶을 어떻게 실천해나갈지, 플루타르코스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의 삶을 통해 사유하고 실천해보세요.
오늘 하루, 당신이 내린 선택 중 가장 '나다운'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그 선택이 당신이 추구하는 '탁월함'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철학적 사유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이 글은 하나의 관점을 제시할 뿐이며, 여러분만의 생각과 성찰이 더욱 중요합니다. 다양한 철학자들의 견해를 비교해보고, 스스로 질문하며 사유하는 과정 자체가 철학의 본질입니다.